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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칼럼 다시쓰기

ESG경영의 뜻과 우리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

by 은행회사원 2023. 6. 5.

ESG 경영을 선언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말이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저나가고 있는 이 말은 어제오늘 나왔던 말이 아니다. 2011년 금융위기에 국민의 혈세로 미국은행은 살아남았지만 실업자신세가 된 시민들의 불만으로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 재계가 발칵 뒤집힌다. 시위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자본주의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미국재계에 번진다.

ESG경영개념의 도입배경

결국 미국 200대 기업 총수들은 월가 시위 다음 해인 2012년 사태 진화를 위해 긴급회의하여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선언을 내놓는다. 기업 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고객과 종업원, 협력사까지 이익이 되게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미국 대표기업의 다짐이다. 선언문에서는 고객과 종업원, 협력사가 주주보다 먼저 거론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이후 2016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핑크 회장은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하며 지속가능한 이익을 위해서는 ESG에 집중해야 한다”는 투자원칙을 기업에 통보하며 ESG경영이 이목을 받기 시작한다.

ESG경영이란?

ESG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mance)를 뜻한다. 기업이 재무적인 성과 즉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에 이로운 효과를 주어야 기업 역시 지속적인 경영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자본주의의 부작용 여파로 사회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기 전에 인류보편적 가치를 주장하며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아보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래리핑크 회장의 통지 후 미국기업들은 생각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일부기업들은 정치적 사안에 적극 개입하며 ’ 깨어있는 척하는 자본주의‘라는 정치권의 공격을 받는다. 애플, 월트디즈니 등 일부기업이 낙태권 폐지, 성 정체성 교육 금지와 같은 민감한 사항에 대한 미국 대법원 판결, 지방정부 입법 등에 개입하며 보수 정치인들의 역공을 당하게 된다. 전통적 에너지 기업들이 포진한 주정부는 블랙록에 맡긴 돈을 대거 인출하기도 한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다르면 지난해 전 세계 ESG 관련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로의 자금 순 유입은 1573억 달러에 그친다. 전년 순 유입액이 6391억 달러 대비 76%나 감소한다. 급기야"기업경영에만 한정해야 ESG도 지속가능하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국내기업들의 ESG경영 현황

수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ESG경영이 다른 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많이 쓰겠다는 RE100 선언을 하는 것도 ESG를 염두에 둔 정책이라 볼 수 있다. ESG경영이 마치 유행처럼 다가왔지만 이제 도입하면 좋고, 도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는 정도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우리 기업들에게 다가온 비재무적 위험은 ESG경영뿐만이 아니다. 각국 정부 제도나 표준국제규격 도입이 활발하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경우 2025년부터 ESG정보를 공시해야 하며,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소법이라 불리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으로 2026년부터 제품 생산과정에서 EU기준을 넘는 탄소배출량에 대해 배출권을 사야 한다. 사실상 추가 관세인 ’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탄소국경조세제도(CBAM)는 수출을 위해서 탄소권을 구입해야 하는 만큼 경영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반도체, 철강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우리 기업들에게 국제 규제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기업 자체 노력에 못지않게 정부 정책도 시급하다. 기업이 ESG 무역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공금을 위한 전력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동과 금융, 회계 이슈도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규제다. 우리 기업들이 ESG 국제표준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다. 이제 ESG는 유행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구조화된 패러다임이다.

ESG 경영 성공 사례 및 나의 생각

ESG경영이 대두되고 큰 이득을 본기업 들도 있다. 소니의 경우 제조, 생산 사업을 축소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소니픽쳐스라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하여 탄소권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며 더 큰 이익을 보고 있다. 한때 특허몬스터라 불렸던 코닥의 경우도 필름제조사업을 최소화하고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넷플리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매체를 통하여 K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 수출제품인 반도체나 철강산업 등을 지키기 위해 제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저탄소에너지로 교체하여 국제규제 장벽을 넘는데 도움을 줌과 동시에 연기없는 굴뚝인 콘텐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현시대의 규제가 아닌 기회로 삼아 더 강한 산업을 가진 대한민국으로 발 돋음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본칼럼 매일경제 ESG, 유행 아니다. 김명수 논설실장

 

[김명수칼럼] ESG, 유행 아니다 - 매일경제

선진 각국 ESG표준 도입국제 공급망 영향 커지고기업 비용·수익에도 타격수출기업, 친ESG사업으로다 뜯어고쳐야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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